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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만들다

수소물융합기술센터 박찬규 센터장, 박승민 선임연구원

수소와 산소로만 구성된 깨끗한 물, 초순수. KTL이 이를 생산하는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해, ‘초순수 국산화 장비를 거쳐 나온 용수에 대한 품질과 장비 성능에 대한 시험 평가법 개발 및 표준’ 사업의 주관을 맡았다. 그렇게 KTL은 수소물융합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초순수 생산 기술 시험 평가법 개발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초순수 기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수소물융합기술센터 박찬규 센터장과 박승민 선임연구원을 만나, 초순수 기술개발에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KTL TRUST> 32호에서 ‘환경시설 재난대응 전문가 시스템’을 취재하며 뵈었던 두 분을 다시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당시 ‘물환경센터’가 현재 ‘수소물융합기술센터’가 되었는데요. 새로운 센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찬규   기존 물환경센터는 수처리 연구 개발, 수처리 공정 성능평가, 수질 센서 검사 등의 업무를 맡았는데요. KTL이 산업부 국정과제로 청정수소 인증제를 개발하게 되어,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물환경센터와 수소융합기술센터를 통합해 ‘수소물융합기술센터’를 설립했습니다.

박승민   수소물융합기술센터는 크게 두 팀으로 구성됩니다. 하수·폐수처리장에 사용되는 측정 관련 기기들을 정도검사*하고 형식승인**하는 팀과 수처리 신기술을 평가·연구 개발하는 팀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 팀에 소속되어, 연구 개발과 신규 제품에 대한 기술을 평가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도검사: 측정기의 정확성과 정밀도를 검하는 것
**형식승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는 제품의 제조와 판매 및 사용을 규제하기 위하여 국가 공인 기관의 허락을 맡는 일

‘초순수 국산화 장비를 거쳐 나온 용수에 대한 품질과 장비 성능에 대한 시험 평가법 개발 및 표준(이하 ‘초순수 기술 성능 검증 체계 개발’)’ 사업에 참여했는데요. KTL은 해당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 한국물기술인증원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컨소시엄에서 KTL이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박찬규   KTL은 컨소시엄 주관 기관으로서, 초순수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원은 초순수를 생산하는 전체 플랜트에 대한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인증 체계를 만드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인증체계의 표준화, 한국과학기술원은 용출 시험***을 수행 중입니다.

***용출 시험: 특정 물질이 용매에 의하여 녹는지 등을 측정하는 과정


<초순수 국산화 장비 성능평가 장치>

플랜트는 실제 공장의 이전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공장에 들어가는 장비와 장비를 운영하는 프로세스를 실험하는 단계이고요. KTL은 연구실 단계 이상, 실제 공장에 적용되는 단계 이하 급 생산 설비들의 성능 검증 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KTL이 개발하는 ‘초순수 기술 검증 체계’가 무엇인지, 이 체계를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박승민   반도체의 전기 회로는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공기(空氣) 등으로 깎아 만듭니다. 포토레지스트라는 빛을 받으면 딱딱해지거나 녹기 쉬워지는 물질을 이용해 웨이퍼에서 회로로 쓰지 않을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죠.

이 과정에서 아주 작은 입자 하나라도 회로에 쌓이게 되면 반도체가 고장나 폐기해야 하므로,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느 물질도 들어있지 않은 ‘초순수’로 미세한 입자를 제거합니다. 그런데 보통 물 안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 같은 것, 일명 ‘파티클’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요. 이 파티클 양에 따라 초순수 수질이 정해집니다. 수질의 기준은 기존 반도체 회사들이 협의를 통해 정해 두었습니다.

반도체 등을 제조하는 과는에 필요로 한 초순수의 품질을 판단하기 위해 성능 검증이 필요합니다. 성능 검증이란 정해진 기준에 맞춰 제품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마찬가지로 초순수 기술 성능 검증 또한 기준에 맞춰 그 성능을 측정하는 일입니다. 검증 체계를 마련하는 이유는 국산 초순수가 제3자가 판단하기에도 사용 가능한 물인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평가(검증)에 필요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련된 기준을 기반으로 초순수를 생산하는 기계가 기준치에 맞는 초순수를 생산하는지, 생산된 물이 기존 초순수 수질 기준을 만족시키는 지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초순수를 생산하는 전체 공정 단위로 보았을 때, KTL의 성능평가 검사가 특히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나요?


초순수 생산공정 (출처: 환경부)

박승민   초순수 제조 과정은 아주 작은 미립자를 없애는 여러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단백질을 걸러내는 한외여과(UF) 공정, 기체를 걸러내는 탈기막(MDG) 공정, 미립자를 걸러내는 역삼투막(RO) 공정, 염분을 제거하는 축전식 탈염(CDI) 공정, 전기투석 내에서 저항 및 전류 효율을 감소시키는 전기탈이온(EDI) 공정 등이 있는데요.

이 중 KTL은 MDG 공정, 자외선 산화(UV-TOC) 공정, 이온 교환 수지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 기술의 성능을 검사합니다. 탈기막 MDG 공정은 물속 산소(DO)를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UV 산화장치 공정은 미립자 대부분을 걸러내는 RO 공정을 거치고도 남은 것들을 자외선으로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이온 교환 수지 공정은 나트륨·클로라이드 같은 이온 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이 장비 세 대가 우리 원이 설정한 기준에 맞게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내고 있는지 등을 검사합니다.

국산 장비의 품질 검증과 초순수 수질 검증을 통해 초순수가 세상에 나갈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것 같은데요. 초순수 산업과 관련 산업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검증 단계는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찬규   맞습니다. 이번에 생산할 국산 초순수 장비들은 SK 실트론에 탑재될 예정인데요.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장비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기기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그래서 기존에 쓰던 외산 기기를 고집합니다. 따라서 SK 실트론을 포함한 미래 수요자들이 국산 장비를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그 성능 수준을 검증하는 우리 원의 평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해당 사업은 2024년에 종료되는데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찬규   올해는 ‘외산 장비 성능평가’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로 판매 중인 외산 장비의 성능을 국산 장비 성능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기 위해서인데요. 국산 장비가 외산 장비만큼 성능을 갖춘다면 국산장비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보급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미리 마련해둔 계획에 따라 외산 장비 성능을 검증하는 실험에 충실히 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으로서 기술이 고도화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박승민   그동안 초순수 제조 장비 시장은, 외국 기업이 독점하는 상태였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외국 장비를 사용해 왔고, 이것만으로도 국내에 들어온 외산 장비의 성능이 보장됐습니다. 따라서 초순수 장비의 성능평가 방법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었고요.

그러나 국내 초순수 장비는 처음 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검증 및 인증 공공기관에서 그 성능을 인증 받지 않으면 시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과제를 통해 초순수 성능평가 방법을 개발하는 일은, 곧 우리나라 초순수 산업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계기 삼아 우리 초순수 장비와 기술이 해외로까지 퍼질 수 있도록 KTL이 교두보이자 동반자로서 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문의
수소물융합기술센터 박찬규 센터장, parkcg@ktl.re.kr, 02-860-1208
수소물융합기술센터 박승민 선임연구원, jrpeter@ktl.re.kr, 02-860-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