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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 TRUST

  

Vol.04
MAY / JUNE
2016

SPECIAL

에너지시스템기술센터는 가전기기, 산업용 기기에 대한 시험·평가 및 연구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최근, 센터는 에너지효율 및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평가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 표준청(이하 SASO)에 성공적으로 수출한 바 있다.
‘사우디 에너지효율시험소 구축 프로젝트’이다.
어떠한 분야의 시험·평가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필수 구성요소를 모두 갖춰야 한다. 시험장비, 기술인력, 운영시스템이다.
당 센터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효율적으로 결합하여 현지화시킴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스스로 운영 가능한 에너지효율 및 성능시험 Lab 구축을 완료했다.
단순히 하드웨어에 기반한 시험장비만을 Set Up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KTL의 시험·평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 기관에 수출한 셈이다.
에너지시스템기술센터 서상민 센터장은 이를 시험·평가시스템 분야의 ‘신 한류’라고 말했다.

한국형 시험·평가 시스템, 통째로 수출하다

에너지시스템기술센터에서는 시험장비, 기술인력, 운영시스템이 결합된 가전기기 시험·평가시스템을 SASO에 구축했다. 이는 관련 분야에서 KTL이 국내 최초로 수행한 해외 프로젝트였다.

“최근 3년간,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 및 성능을 평가하는 Lab을 사우디아라비아에 구축했습니다. 시험장비뿐만 아니라, 시험소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SASO 직원들에게 시험방법, 운영노하우 등 핵심적인 엔지니어링 기술을 제공했죠. 한국형 시험·평가시스템을 ‘통째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셈이죠. 그들 스스로 Lab을 운영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주었습니다. 시험·평가시스템은 ‘시험장비’, ‘기술인력’, ‘운영시스템’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없으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요. KTL은 이러한 필수 요소를 총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Lab을 구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시험·평가시스템이 필요한 수요자는, 세 가지 구성 요소를 각각 별도로 구성해야 했다. 시험장비는 장비대로 구매해야 하고, 기술 인력은 Lab을 운영할 수 있도록 별도 교육을 받아야하는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시간이 오래 소요될 뿐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 각 구성 요소가 잘 맞물려 운영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서상민 센터장은 이를 종합적으로 구성해 One-Stop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 마디로 KTL의 시험·평가시스템을 소소한 시험장비부터 수준 높은 교육, 숙련된 운영노하우까지 ‘Turn-Key’ 형태로 수출한 셈이다. 에너지시스템기술센터에서는 우선, 사우디에서 적용되는 기술기준 및 국제규격을 바탕으로 시험장비를 설계, 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SASO 측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현지 실정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관련 이론, 시험규격, 시험방법 교육 및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로써 SASO는 구축된 시험·평가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문화의 차이를 좁히는데 주력

완벽한 시험·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해당 국가를 수시로 오가며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서상민 센터장은 무엇보다 도통 연락이 잘 되지 않는 SASO 직원들 때문에 답답해했었다.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한국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수시로 일어났죠. 업무를 함께 진행하는 ‘파트너(Partner)'이니, 연락할 일도 많았어요. 이메일, 팩스를 보내면 바로바로 회신해 주어야 하는데, 답이 없는 거예요. 전화는 또 어찌나 안 받던지. 나중에 물어보니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대요. 한번은 연락이 너무 안 돼서, 사전 약속 없이 직접 사우디로 찾아 간 적도 있어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됐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아랍권 문화에 대한 책을 읽어 보고, 관련 영상물을 찾아 시청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이었을까. 얼마 전 KTL 직원이 결혼을 했는데, SASO 직원 세명이 축하해주기 위해 한국까지 찾아왔다. 문화의 차이도 결국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면 좁힐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새로운 시장을 향한 도약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효율시험소 구축 프로젝트’는 한국형 시험·평가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한 사례이다. 선진국의 경우만 봐도, 시험·평가시스템을 통째로 해외에 구축한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시험 설비만 구축하거나,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는 정도다. KTL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진행했던 일이다 보니, 서상민 센터장은 자부심도 남다르다. 시험·평가시스템 구축이란 새로운 ‘한류’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채워졌으니, 아랍권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술이 필요한 아프리카 지역에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은 국가 정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범위를 민간 기업이나 시험소까지 넓히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KTL은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시험평가기관으로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해외 유수 경쟁기관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해왔던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한다면, 수년 내 글로벌 Top 10 안에 드는 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너지시스템기술센터가 한국형 시험·평가시스템 수출로 새로운 ‘한류’의 지평을 열어갈 앞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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