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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을 향한 도전

겨우내 잠들어 있던 봄꽃들이 하나둘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지난 4월 1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이 있는 진주 본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KTL의 제16대 원장으로 선임된 김세종 원장의 취임식 행사였다.
글로벌 기업인 ‘생고뱅(Saint-Gobain)’의 책임연구원으로 시작한 김세종 원장은 동양인에게는 좀처럼 열려 있지 않은 유리천장을 깨고 본부장 자리까지 올랐고, 유럽연합 유레카(EUREKA) 국제 공동 R&D 프로그램의 한국대표 심사위원, 산업부장관 위촉 유럽기술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산업기술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시험인증기관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김세종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김세종 원장님. 역대 기관장 중 최초로 민간기업 출신으로 KTL 제16대 원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취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김세종 원장국가적으로 Covid 19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시점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충실히 업무에 임하고 계시는 KTL 가족 여러분. 그리고 KTL과 함께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서 힘써주시는 기관과 기업 관계자 여러분. 저에게 이런 기회와 소임을 맡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KTL은 1966년 4월 유네스코의 원조로 설립된 이후, 시험평가기술의 개발과 보급, 수출인증 획득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품질기술과 수출경쟁력을 제고하여 국가의 산업 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왔습니다.

KTL의 이러한 역사와 성과를 만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전임 원장님들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관에서 함께 일하게 되어 큰 영광이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맡겨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그동안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지금까지 원장님이 걸어오신 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세종 원장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 대학원에서 응용물리·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파리 슈드(Paris Sud) 대학원에서 고체물리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삼성 SDI와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기업 ‘생고뱅(Saint-Gobain)’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디스플레이, 도전막 증착기술·재료 등 연구를 통해 176건에 이르는 특허를 출원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기업에서 본부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유럽에 머물렀지만, 고국인 대한민국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꾸준히 병행해왔습니다. 유럽연합 유레카(EUREKA) 국제 공동 R&D 프로그램의 한국대표 심사위원을 비롯해, 과학기술재단(KERC) 유럽 과학기술멘토, 산업기술진흥원 유럽 기술자문단 운영위원, 유럽재료소재 전문가협회 회장, 산업부 장관 위촉 유럽 기술자문위원 등 한국과 유럽을 잇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죠.

이러한 저의 경험과 글로벌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KTL이 앞으로 더 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취임식을 비롯해 언론 등을 통해 ‘KTL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셨는데, 향후 KTL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세종 원장현재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 융복합 기술 출현, 세계적인 보호무역 강화 등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물결 속에서 KTL은 현재의 성과와 역할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첫째, 고객지향형 사업 구조로 전환하여 고객지향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최근 글로벌 경영트렌드는 ‘사업중심’에서 ‘고객지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시장친화, 고객중심으로 변하지 않으면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고객 중심 관리체계(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고도화하여 고객 유형별 관리 체계를 마련 및 선제적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한 고객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 경험 데이터의 축적·분석·활용을 통한 고객 니즈(Needs) 충족으로 시험인증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습니다.

둘째, 든든한 기업동반자로서 글로벌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 KTL은 국내 최고의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인증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제가 30년간 국제사회에서 축적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기술 전문성을 한껏 발휘하여 시험인증 글로벌 유망분야 발굴 및 유관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강화하고, 대륙별 특화산업을 발굴·견인하여 KTL만의 특화된 GMA(Global Market Access) 브랜드 개발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국제산업 블록화 추세, 국제 규격 및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등 잠재적 무역기술 장벽을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국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및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셋째, 4차산업 기술 국제표준 확보와 K뉴딜 정책 지원에 앞장서겠습니다. 초융합, 초연결, 초지능화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져 새로운 형태의 기술과 제품·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표준 주도= 신산업 주도」라는 공식 아래 신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표준 전쟁 중입니다.

저는 KTL 임직원의 시험평가 및 R&D 혁신역량 강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도자(First Mover)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매일 정진할 것입니다. 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우주항공,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 등 4차 산업기술 혁신 성과물의 안전·성능 시험을 위한 국제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실증할 수 있는 시험평가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안전·신뢰성을 확보하고 시장 진출 시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 중소·벤처기업의 신기술 개발 및 신규 판로 개척에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KTL이 지난 55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K-뉴딜 정책에 접목시켜 디지털·그린뉴딜로의 전환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스마트물류 실증, 데이터 플랫폼·스마트 공장 구축, RE100(재생에너지 100%) 인증 등 디지털 산업혁신과 탄소중립·친환경 경제 전환을 지원하겠습니다.

Q. 앞서 언급하신 목표들은 내부 구성원들의 하나 된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텐데요. 기관 내부의 소통과 결속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실 예정이신가요?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도 듣고 싶습니다.

김세종 원장기관 발전의 출발점은 ‘소통(Communication)’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통은 공통적으로 나누어 갖는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Communus에서 유래되었으며, 상호간 의견을 공유하고 존중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소통은 위에서 명령하고 아래에서 복종하는 상명하달(Top-down)의 일방향을 지양하고 정보나 감정을 쌍방향으로 교류하고 이해하며 의미를 전달·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 융복합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유연한 사고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스스럼없이 나눌 때 변화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수직적 소통을 벗어나 수평적 소통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조직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불이소풍(不二疏風)한 마음으로 소통하여 조직 유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소통의 첫 걸음은 ‘상호 존중’입니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서로 존중할 때 소통이 쉬워집니다. 이러한 소통이 이뤄져야 선후배간, 부서간 긍정적 시너지 효과도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KTL 임직원 한 명 한 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소중한 무형자산이라 생각하고 경청하겠습니다. 그리고 조직 내 커뮤니케이터로 솔선수범하여 소통 문화를 정착시켜 기관장 혼자가 아닌 KTL 임직원 모두가 이끌어가는 KTL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불이소풍(不二疏風) –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공간이 확 트여 바람이 잘 통하듯 막힘이 없음

해당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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