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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더 멀리

5G 주파수 간섭,
말끔히 제거하는 기술

㈜이랑텍 이재복 대표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가능케 할 5G 기술인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간섭이 말끔히 제거돼야 한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지난 8월 ㈜이랑텍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함께 5G 통신부품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통신 주파수에도 필터가 필요하다?

2017년 창업한 ㈜이랑텍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필터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회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동통신 분야의 엔지니어로 활동한 이재복 대표가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 창업 당시에는 총 4명으로 시작했지만, 2021년 현재에는 직원 수 54명을 둔 회사로 껑충 성장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매해 발전을 이루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이루고 있는 ㈜이랑텍은 주파수 간섭제거 원천기술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에 필터가 있죠. 이 필터는 필요한 물질은 통과시키고 유해한 물질은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통신서비스에도 정수기처럼 필터가 필요하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필요한 주파수만 통과시키고, 필요 없는 주파수는 거르는 것이죠. 여기서 필요한 주파수란 등록된 통신사업자의 주파수이고, 걸러야 하는 필터는 타사의 주파수입니다. 이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통신사업자 간 통신 방해를 없애기 위해서죠.”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장비를 구축하고 개통할 때 통신사 간 주파수 간섭을 가장 우려한다. 서로의 통신 주파수에 영향을 미칠 경우 통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보가 엉뚱한 곳으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5G 시대에는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면 자율주행 및 사물인터넷에 영향을 미치면서 예상치 못할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그렇기에 주파수 간섭을 관리하는 일은 통신사업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간섭을 제거하기 위해 통신사업자들은 그동안 개별 장비를 이용해 자사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예를 들어 SK, KT, LG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비가 각각 필요했던 거죠. 하지만 이 경우 모든 곳에 3개의 통신장비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많아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됐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저희 ㈜이랑텍은 주파수 간섭제거 기술을 이용해 개별로 존재했던 통신장비를 하나의 통합 장비로 구축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K-STAR기업에서 동등한 파트너로

㈜이랑텍이 개발한 기술은 상호간섭제거필터(High PIMD Solution Multiplexer)와 5세대 무선주파수(RF) 필터로 현재 전 세계에 약 80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재복 대표는 “1년에 약 50개 제품을 신규 개발하고 있다.”며 “매출 규모는 국내 5G 시장 약 30%, 글로벌 시장 약 70% 정도다. 이 외에도 미국과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무선 주파수 부품을 개발하고 국산화를 리드하면서 일본 대표 이동통신사에 5G 핵심 부품을 역수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기술이 널리 보급된다면 통신사업자뿐 아니라 소비자와 건축주에게도 모두 득이 될 것입니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통신 구축비가 1/3 수준으로 절감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통신료 인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좋아요. 통합 장비 한 대가 기존 각각의 통신장비를 대체하는 만큼 건축주 입장에서도 여러 화재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기에 이득인 셈이죠.”

각각의 통신장비를 하나의 통합 장비로, 그것도 주파수 간섭 없이 구축하는 기술은 매우 까다롭다. 통합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안테나 결합기술을 말끔하게 해결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해당 결합기술을 와이어(Wire)를 이용해야만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랑텍은 발상의 전환으로 선을 아예 없애는 방식을 선택했다. 와이어리스(Wireless) 공용폴을 활용한 것이다.

“와이어를 없애니 주파수 간섭이 오히려 깔끔하게 없어지더라고요. 게다가 와이어가 없으니 부품이 적어져서 비용이 절감되고 생산과정이 간편해지면서 생산은 다섯 배가 늘었습니다. 덕분에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도 얻었죠.”

㈜이랑텍의 이러한 기술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 다양한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KTL과도 K-STAR기업으로 만나 이제는 함께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파트너가 됐다. 이재복 대표는 “KTL의 지원을 받는 기업에서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너가 됐다는 점이 ㈜이랑텍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품질 RF 기술개발로 효율과 성능 모두 잡을 것

지금의 성장을 이루기까지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이재복 대표는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개발한 제품을 좋은 품질로 생산까지 이어가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회사를 창립한 후 고객사에 납품을 하던 도중 하루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희 기업 제품의 불량률이 20%를 넘는다면서, 이 상태로는 거래를 계속 이어갈 수 없다며 거래를 끊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대로 고객사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한 달의 기회를 달라고 매달렸어요. 고객사에서 고심을 하더니 한 달의 시간을 주겠다고 했어요. 한 달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래를 완전히 끊겠다면서요. 확약서에 도장까지 찍고 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한 달 내내 아침 일찍 출근해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했습니다. 직원들과 매일 파이팅을 외치며 잠자는 직원들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저 역시 늘 깨어 있으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죠. 직원들에게도, 저에게도 어려운 시간이었어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했으니까요.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을 보낸 후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 아니라 해당 고객사의 협력사 품질 지표 중 1위를 차지했죠.”

이재복 대표는 불량률을 해결하고자 했던 이 시기가 ㈜이랑텍에게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 개발의 시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이랑텍이 가능했다는 이야기였다.

“앞으로 KTL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업자 5G RF부품’을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제품을 개발하고, 개발한 제품을 KTL로부터 인증 받는 거죠. 이 과제를 통해 주파수 간섭 제거기능이 탁월한 고품질 수동 상호변조왜곡(High PIMD)필터를 개발하고자 해요. 효율은 60% 이상 개선하고 크기는 30% 이상 줄이는 결합기죠. 또한 RF 특성을 30% 개선하고 비용을 40% 절감한 글로벌 통신사업자용 5G 무선주파수 부품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글로벌 통신사업자 기지국 공용화가 가능한 소형 기지국 다중대역 결합기 기술개발, 안테나 공진 폴 방식의 소형 기지국용 다중대역 결합을 이용한 하드웨어 기술개발, RF 성능을 30% 높이고, 부품 가격을 40% 낮춘 5G 필터 부품 개발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KTL의 인증을 받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제품을 개발한 후에도 판로 개척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는 국제 인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KTL의 인증을 받는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실제로 KTL의 인증을 받은 후 저희 ㈜이랑텍은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신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KTL과 함께 더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지나온 4년의 시간을 되새기며, 앞으로의 4년을 ‘제 2창업’ 이라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싶다는 이재복 대표. 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고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5G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이랑텍은 세계 최초의 기술을 향해, 지금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문의 | (주)이랑텍 이재복 대표 (031-297-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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