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관지’의 자세로 5G 시대를 맞이하다

디지털산업본부 미래통신기술센터 곽필근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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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제자에게 말한 “너는 내가 많이 배워서 그것을 기억하는 줄로 아느냐? 아니다. 나는 하나로 꿸 뿐이다”에서 유래했다. 즉,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뜻이다. 자기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하다 보면 통찰력이 생기고,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도 이해되는 순간이 온다.
이동통신 기기 시험인증과 국제 표준화 활동, 국내 모바일 인증기술 연구활동 등 자신의 분야에서 ‘일이관지’의 자세로 열심히 노력하는 미래통신기술센터 곽필근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곽 책임연구원에게 5G 상용화 관련 시험인증 과정과 KTL에서 자체 개발한 이동단말 시험인증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Certiplanner), ‘5G 프런티어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에 대해 물었다.

곽필근 책임연구원님 안녕하세요. <KTL TRUST> 독자분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KTL TRUST> 독자 여러분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디지털산업본부 미래통신기술센터 곽필근입니다. 이렇게 웹진을 통해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미래통신기술센터에서는 이동통신 기기 적합성 시험, 무선 통신기기 인증시험 등 정보통신과 관련한 시험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맡은 업무는 이동통신 단말기 시험인증으로, 이동통신 단말기 수출 전 최종 단계로써 시험계획수립부터 시험수행, 인증서 획득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국제 적합성 시험인증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Certiplanner) 기획과 개발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의 무선접속 네트워크 이동단말 적합성시험 작업반(TSG-RAN WG5)에 KTL 대표로 참석해 매년 수십 건의 최신기술 신규시험 항목 기고하고, 국제 표준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단말기 시험인증 업무를 하면, 앞으로 출시될 5G 단말기도 다루나요?

5G 단말기도 앞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우선 5G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자면, 5G는 LTE+NR(New Radio)로 기존 LTE를 기반으로 NR 기술을 추가해 운용합니다. 즉, 5G 기술은 개별적인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2G(GSM), 3G(WCDMA), 4G(LTE)의 연장선에서 진화된 기술입니다. 따라서 5G 단말기도 동일한 시험인증 절차를 거칩니다. 향후 순수 NR기술로 진화되어 운용할 수 있는데, 이때는 그에 맞는 시험인증과 절차를 걸쳐 상용화될 것입니다.

이동통신 단말기 시험인증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이동통신 단말기의 시험인증은 크게 강제성 시험(Regulatory)과 적합성 시험(Conformance), 두 가지 범주가 있습니다. 강제성 시험은 Safety(안전성), SAR(전자파인체흡수율), EMC(전자파적합성), RF(주파수사용) 등 각 국가가 규정하는 요구사항으로 반드시 시험을 수행하고 합격해야 해당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의 KC인증, 미국의 FCC인증, 유럽의 CE인증이 있습니다. 적합성 시험은 네트워크에서 단말기가 표준의 기술적 요구사항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네트워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적합하게 동작하도록 설계·제조되었는지 등 성능을 확인하는 상호운용성에 관한 산업요구사항을 평가합니다. 대표적으로는 GCF(유럽), PTCRB(미국)가 있습니다. 즉,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선 강제인증인 FCC인증과 함께 PTCRB 적합성 인증을 획득해야 하고, 유럽 수출은 CE인증과 GCF 적합성 인증을 획득해야 합니다.

KTL에서 강제성 시험과 적합성 시험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나요?

KTL에서는 국내 인증뿐만 아니라 해외 인증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KTL은 2006년부터 유럽(GCF)과 미국(PTCRB)의 국제공인시험소 자격을 취득한 이래 13년간 축적된 고도의 이동통신 시험평가 기술력으로 국내외 유수 기업의 이동통신 기기에 대한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산업 수출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해 왔습니다. GCF에서는 ACE(Assessment Capable Entities) 멤버로써 활동 중이고, PTCRB에서는 산하 기술그룹인 PVG 정회원으로, 특정 작업 항목(RFT) 조사 위원(Rapporteur)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양단체의 공인지정시험소 자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3GPP 회원사로써 각종 작업항목(Work Item)에 매년 50여 개의 신규시험 항목(New Test Case)과 신기술 제안 기고문을 발표하며 5G 표준 제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습니다. 특히 적합성 시험에서 10만여 개에 이르는 이동통신 시험 항목을 자동으로 산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KTL에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을 국내 대기업과 기관에 기술이전 하고 있습니다.

KTL에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이동단말 시험인증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Certiplanner)은 필수 시험 항목을 생성하고, 시험 및 인증 완료까지 전주기적 자동관리가 가능한 시험인증 프로그램입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통신 기기가 해외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선 국제표준단체인 3GPP, ETSI, OMA, GSMA 등에서 제정한 최신 시험 규격의 10만여 개 이상 시험 항목을 GCF/PTCRB의 규정에 따라, 기기의 기능과 사양에 맞게 필수시험 항목을 산출해야 합니다. 이때 문제는 필수시험 항목이 너무 많고 항목별로 특수한(specific) 요구사항들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수작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인증관리 자동화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한데, 오랜 시험기술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으면 구현해낼 수 없는 기술입니다.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대부분 해외 플랫폼을 고가로 도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는 외화 낭비며 국내 기업의 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KTL은 3년간의 개발 끝에 2016년 최초로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Certiplanner)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당해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에 기술을 이전하고, 작년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국제공인시험소에 공급함으로써 기술력도 인정받았습니다. 최근 성적서 자동화를 완료하였고 현재는 장비자동화 등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플랫폼에 5G 기술을 접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기존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제조사와 시험소에 점차 확대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통사 3사가 5G 서비스를 개발했고, 통신장비 채택과 상용망 구축 등 후속 단계가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TL에서 진행하는 시험 인증은 어느 시기에 이뤄지나요?

5G 시험 서비스 구축에는 매우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KTL에서도 5G 시험인증을 위해 단계적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국가별 강제성 시험은 올해 말 장비를 도입하여 내년 상반기부터 시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합성 시험은 내년 후반기부터 3.5GHz 대역에서 시작해 28GHz 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계획 중입니다.

시험인증 업무 외에 다른 업무도 수행하시나요?

3GPP는 제3세대 이동통신(3G)의 국제표준 및 규격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표준단체로써 국제통용이 가능한 하나의 공통 표준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 4회 분기별로 진행하는 3GPP 정기회의에는 전 세계 600여 개의 통신 관련 업체들이 참여하는데,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활동하는 첨단기술 경쟁의 각축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표준화 경쟁을 통해 특정 제품의 이익이 아닌 자국·자사 기술을 국제 표준화하여 글로벌 산업 전반을 주도하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기관에서는 2011년부터 국내 주요 제조사 및 시험소가 참여하는 ‘국내 모바일 인증기술 연구회’를 구성해 모임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MTCC),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주요 멤버로 참여합니다. 연구회에서는 최신기술 표준화 및 해외인증단체 동향을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이로써 국내 이동통신 시험인증산업 협력 체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5G 프런티어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KTL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5G 기술은 스마트공장, 의료, 자율주행차, 무인정찰기, 스마트시티, 에너지, 방송/미디어 등 국가 핵심산업 전반에 걸쳐있으며, 수직 생태계의 거대 시장을 떠받드는 핵심 기반 산업입니다. 로봇,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은 미래를 이끄는 글로벌 국가경쟁력 기반기술이므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5G 프런티어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의 기술규격과 표준으로 산업·서비스 혁신을 선도하고, 모든 국민이 새로운 서비스를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KTL은 국내 유일의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 지난 50년간 국가산업의 발전과 국민의 안전에 크게 이바지해 왔습니다. 5G 도입에 발맞춰 KTL은 국제표준화단체에 5G 신규시험 항목을 기고하고 채택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5G 시험인증기반을 조기 구축해 국내기업의 적기 수출을 지원함으로써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문의 : 디지털산업본부 미래통신기술센터 곽필근 책임연구원(031-500-0143/pkkwak@kt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