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yond Korea No.1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 2022
    VOL.34

  • 스페셜 인터뷰

    익숙한 공간의 재탄생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 대표

    요리는 누구나 잘하는 일이 아니다.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면 얻어지는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리를 못하는 사람들은 전문 요리사를 찾아가기도 하고, 반찬가게를 이용하기도 한다. ‘정리’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이지영 대표는 말한다. 정리도 요리처럼 기술이 필요한 일이고, 전문가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일이다. 이지영 대표는 정리를 통해 스트레스받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tvN 신박한 정리, 유튜브 ‘정리왕 썬더이대표’, 강연, 도서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공간 크리에이터 ㈜새삶 이지영 대표를 만나 보았다.

이지영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희 KTL 웹진 구독자들을 위해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입니다. 저는 4년째 공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간 크리에이터는 제가 만든 직업이에요. 그동안 인테리어라고 하면 무언가를 채워서 꾸미는 일이라고 생각했잖아요. 저는 비워내면서 우리의 집안 환경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인테리어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르게 접근해 여백을 만들어내고, 그 공간을 쓸모 있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직업이에요.

‘공간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 일을 하기 전 유아 교육 쪽에서 일했었습니다. 39살 때까지 그 일을 계속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한 번도 유아 교육 일을 하고 싶어서 한 적이 없었던 거예요. 그냥 전공이 유아 교육이니까 거의 20년 동안 그 일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40살부터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버리고,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직업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일이 ‘공간 크리에이터’예요. 저는 정리를 정말 잘했거든요. 처음에 이 일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반대했었어요. 지금은 다들 좋게 봐주시지만, 저희 엄마는 남의 집 집안일 하러 가는 거 아니냐고 정말 싫어하셨어요. ‘그렇게 따지면 의사도 남의 집 사람 고쳐주고, 요리사는 남의 집 밥해주고, 다 남을 위해서 일하는데 남의 집을 정리해 주는 건 왜 이렇게 하대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남들의 편견을 깨고 싶은 그런 마음도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유튜브도 하고, 작가도 하고, 강연도 하고, 방송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으니 좀 즐거운 것 같아요. 인생도 불필요한 거는 비워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남의 시선을 많이 생각하잖아요. 남들이 원하는 걸 하지 말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하면 그것도 괜찮은 일인 것 같아요.

대표님의 컨설팅 후기를 보면 고객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고객들과 만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었나요?

저는 고객분들의 집을 정리할 때 이 집에서 안 풀리는 게 있거나 희망하는 게 있다면 꼭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해요. 최근에 tvN ‘신박한 정리’ 방송을 할 때 뵀던 장광 씨에게 미자 씨라는 따님이 계셨어요. 프로그램을 할 때, 식구들 소원이 미자 씨가 시집을 가는 거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얼마 전에 개그맨 김태현 씨하고 결혼하셨어요. 인스타그램에 웨딩 사진이 올라왔길래 너무 예쁘다고 댓글을 달았는데, 미자씨께서 “대표님이 집을 봐주셨을 때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해 주셨는데, 덕분에 시집을 가게 된 것 같다”고 말해 주시는 거예요. 사실 본인이 연애 잘하고, 좋은 사람 만난 건데 그렇게 공을 돌려주시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했죠. 또 같은 프로그램에서 만난 정은표 씨 댁 아들 지웅 군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저는 지웅 군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도 너무 기뻤던 게, 제가 지웅 군이 수험생이던 시절, 지웅 군 방을 정리할 때 집중을 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정리를 했었거든요. 마침 정은표 씨 아내분이랑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그분께서 “대표님이 공부방을 너무 잘 만들어줘서 저희 아이가 대학에 갔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지웅 군이 99.99% 공부를 잘한 거고, 저는 아주 미비한 역할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처음에는 정리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하면, 요즘에는 그 바뀐 공간에서 잘되는 분들을 볼 때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KTL은 새로운 업무공간 트렌드에 발맞춰
일부 부서에 한해 오픈 스페이스 사무실을 사용 중입니다.
오픈 스페이스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픈 스페이스는 사람에 따라 업무 효율을 높일 수도 있지만, 장단점이 다 있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공부를 할 때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이 개인마다 다르잖아요. 독서실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공부를 더 잘하는 사람도 있고,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공부를 더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또 여럿이서 토의하듯이 모여서 할 때 더 시너지가 발생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시험원은 한두 명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다양하고 많은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 세 가지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더 효과적일 겁니다.

대표님의 향후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그로 인해 버려지는 물건들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서 환경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어요. 앞으로는 조금 더 환경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예정이에요.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자꾸 ‘버려라, 버려라’ 하니까 그 물건들을 만들었던 분들에게도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필요한 물건을 잘 구입할 수 있도록 알려 주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물건을 잘 살 수 있도록, 우리 집을 잘 채울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하고 싶고, 환경에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한국을 넘어서 세계로 나가고 싶어요. 저는 정말 알래스카에 가면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에게 맞춰서 제안할 수 있고, 밀림에 가면 밀림에 사는 사람에게 맞출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정리법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로 진출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