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과 소통하기 위한
힘찬 발걸음

KAIST 인공위성연구소 권세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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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에게서 듣다

우주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많은 사람은 말하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다. 인공위성도 그렇다. 하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지구와 소통하는 것이 인공위성이고, 인공위성과 소통하기 위해 인공위성연구소가 필요한 거다. 사람과 지구 그리고 인공위성. 그 속에서 열심히 소통하기 위해 오늘도 환한 미소로 인공위성에 관해 설명하는 인공위성연구소 권세진 소장.
화창한 봄날, 먼 하늘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권세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KTL TRUST>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KTL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KTL TRUST> 독자 여러분! 인공위성연구소장 권세진입니다.
인공위성연구소는 한국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우리별 2호와 3호 그리고 과학기술위성 1호, 2호 및 나로과학위성을 개발 및 제작하여 운영하는 위성기술 연구·개발의 선구자이자 우주기술 인력 양성의 요람입니다.
지난 2월 1일에 취임해 이제 100일이 되었습니다. 먼저 인공위성연구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우주를 향한 끝없는 도전과 개척’의 정신으로 힘차게 전진하려고 합니다.
인공위성연구소가 1989년에 설립돼 이제 내년이면 30주년이 됩니다. 나이가 서른이면 이립(而立)이라고 일컫는데, 이제 인공위성연구소도 대한민국의 인공위성 기반을 세우고 견고히 하는 주춧돌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인공위성연구소는 첨단 소형위성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우주탐사의 임무를 수행하고, 우주개발 인력양성의 첨병으로서 위성 및 우주 활용연구를 통한 국가적 가치창출에 기여하겠습니다.

소장님의 취임 100일을 축하드립니다.
100일간의 경영 소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연구소의 경영 철학도 궁금합니다.

제일 중요하게 느낀 것은 ‘소통’입니다.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자기 혼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많습니다. 혼자 문제 풀고, 혼자 프로그램 짜고 말입니다.
작은 일은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큰일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공위성은 모든 학문과 지식 융합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토론해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운영위원회,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니 좋은 아이디어들도 많이 눈에 띄게 됨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연구소 사람들 모두 함께 계룡산에 다녀왔습니다.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니 자연스럽게 경계가 허물어지며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 ‘성공하든 실패하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공위성은 그야말로 ‘프런티어 정신’이 필요합니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 때는 두 가지 결과밖에 없습니다. 바로 ‘성공과 실패’. 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 저는 그것이야말로 ‘진정성’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이 대한민국 인공위성에도 가득 차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4월 24일 KTL과 인공위성연구소의 업무협약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장님께서는 업무 협약식에서 KTL이 추진하는 우주부품시험센터의 활용을 극대화하신다는 포부를 밝히셨는데, 앞으로 KTL과 어떻게 협업할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인공위성연구소의 특징은 타 기관과 다르게 대부분의 위성탑재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우주로 내보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든 탑재체를 만들고 시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TL과 활발한 협력을 위해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앞으로 서로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KTL의 우주부품시험센터 활약에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개발에 필요한 기술부터 국산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4개 핵심기술 개발과 우주방사선 환경연구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KTL과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KTL의 평가인증은 세계적인 수준임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우주로 나가는 부품은 그 어떤 인증보다 가혹한 확인과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함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주로 향한 힘찬 도약에 KTL과 인공위성연구소가 함께 최고의 시너지를 내기를 바랍니다.

올해 하반기에 예정 되어 있는 ‘차세대 소형위성 1호’ 발사 계획에 온 국민의 기대가 큽니다. 인공위성연구소의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알고 싶습니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가 올해 하반기에 발사예정입니다. 2호가 2년 차, 3, 4호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온 국민의 염원을 담은 인공위성인 만큼, 차세대 소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로 항해하길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4개의 핵심기술로는 PCM 열제어 장치개발, 위성용 X-대역 반도체 증폭기, 저궤도 위성용 GPS/Galieo 복합수신기 개발,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배열기 인증모델 개발 등이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인공위성연구소에서는 개별의 목적이 연결되지 않는 인공위성 발사를 지양하고, 장기적 비전을 세워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안목으로 인공위성의 발사 계획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는 ‘국가와 인류의 번영에 기여’하는 인공위성연구소의 기본 비전과 임무입니다. 소행성 탐사 핵심기술 개발, 심우주 탐사, 우주 인증 등 그랜드계획을 확립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검증하고 인증받는데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인공위성연구소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장님의 포부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이제 제게 인공위성연구소란 꿈에도 나타나는 존재입니다. 그만큼 연구소 안의 산재한 많은 일이 꿈에서도 계속된다는 의미겠지요.
그동안 오랜 시간을 학생들과 소통하며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할 여유도 누려왔는데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취임해서는 많이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연구소 앞에 나무도 심고 인공위성연구소가 외부에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환경조성도 했습니다. 앞이 트여 KAIST 교정이 더 잘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외부와 더 친밀하게 ‘소통’하고 생각할 여유를 잃지 않는 진정한 ‘과학자’로 인류 번영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스승인 김춘기 교수께서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크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그 말씀이 제 가슴에 명징하게 남습니다.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는 일에도, 조직을 돌보는 일 어느 하나에도 ‘사랑’이 빠지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 한 편이 생각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인공위성연구소가 여러분의 삶에 가까이 느끼지 못할지라도 ‘하늘 위’에서 국민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연구소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Mini Interview 1
‘차세대 소형위성 1호’란 무엇인가?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국가 중점 우주기술 로드맵 2.0’ 중 주력 사업인 차세대 소형위성 1호(NEXTSAT-1)는 국가 우주개발 임무 수행의 목적으로 올해 하반기에 발사된다.
표준화된 차세대 소형위성 1호의 임무는 우주 폭풍(ISSS) 및 별 탄생기원(NISS)에 대한 우주과학 연구와 3차원 적층형 대용량 메모리(3DMM)외 6개 우주핵심기술에 대한 우주에서의 검증이다. 또한 우주연구 석·박사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도 포함된다. 오늘날 소형위성의 개발 추세는 우주기술(ST)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을 통한 저비용, 고성능을 기반으로 활용 범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차세대소형위성은 소형화, 표준화 및 모듈화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우주기술 개발의 선도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채장수 차세대 소형위성사업 단장은 “이번 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9개의 다양하고 복합된 목적으로 국내 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국내 우주기술의 국산화로 국내개발 가능성에 대한 의미가 크다”고 KTL의 협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Mini Interview 2
‘X대역 영상레이더(SAR)’란 무엇인가?

‘국가적인 밝은 눈’으로 표현할 수 있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는 어둡거나 구름에 가려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전천후 관측 영상레이더이다. 보통의 레이더는 빛이 없으면 영상을 찍을 수 없는데 SAR는 X밴드대역 주파수가 지상에서 각종 장애요소를 투과해 정확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어 우리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SAR는 외부의 군사 위협 포착 및 지진에 따른 지반침하 규모까지 파악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SAR 실험을 위해 수차례 원자력 병원까지 찾아가 방사선 실험을 하고, 한겨울 혹한의 날씨에도 SAR 항공기 시험을 시행한 신구환 영상레이더체계실장은 “창의적이고 과감한 연구를 시행하는 인공위성연구소이기 때문에 SAR 연구를 할 수 있다”며 “제안서까지 써가며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연구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SAR는 그동안 우리가 갖지 못한 위성 기술”이라며 “차세대 소형위성에 SAR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다면 국내에 전혀 없던 영상레이더 시스템 기반이 마련되고, 더불어 세계에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 대외협력실 홍성진 선임(055-791-3231 / sjhong@ktl.re.kr) / 글 : 홍커뮤니케이션즈 이주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