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人사이트 “기술과 진심 사이, 브리지를 놓는 사람이고 싶어요” 크리에이터 ‘허성범(horang)’(KAIST AI대학원생)
카이스트출신유튜버 AI연구생 공학도
수학 문제를 풀던 손끝에서, 파도 에너지를 담은 특허가 탄생했고 연구실에서 AI의 진실을 고민하던 마음은,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었다.
공부가 삶의 중심이지만 그 바깥의 세계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
기술이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그는 오늘도 학문과 대중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내 코어는 공부, 콘텐츠는 확장

크리에이터 ‘허성범(horang)’
“카메라 앞에서 제일 눈이 반짝일 때는 기술 얘기할 때예요.”
인스타그램 ‘허성범(@horang.wave)’ 채널과 유튜브 ‘허성범(horang)’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허성범 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수능 수학 풀이부터 AI 기술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첫 영상은 단순히 고3 수험생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22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냥 재미로 찍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운이 좋았던 거죠.”
그는 콘텐츠 제작을 단순한 인기몰이로 보지 않는다. “유튜브는 제 뇌와 연동된 도구 같아요. 제가 궁금한 걸 탐구하고, 그걸 영상으로 풀어내는 거죠.” 최근에는 AI와 예술을 접목한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AI로 미술 작품을 만들고, 감상하는 웹 기반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어요. AI 대학원생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죠.”
그의 콘텐츠 활동은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본질적인 ‘공부하는 삶’의 연장선이다. 그는 스스로를 “공부가 코어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철학은 단단한 학창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경주 출신으로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대구 학원에 도전했지만 입학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결국 입학했고, 꼴찌에서 시작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쉬는 시간에도 차에서 밥 먹으며 책을 봤어요. 부모님이 오히려 ‘쉬어가며 해라’고 하실 정도였죠.”
마치 스포츠 선수가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성장하듯 그는 공부를 단순한 성취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여긴다. “철은 뜨거운 용광로와 찬물에 번갈아 담그면서 단단해지잖아요. 제게는 콘텐츠와 학업을 오가는 과정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방송 활동도 ‘기회가 와서 잡은 것’이라며, 본업은 언제나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서른이 넘으면 본업으로 돌아가야죠. 방송은 단발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의 조언도 그를 다시 중심으로 이끌었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는 어머니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AI는 진실을 지키는 도구

허성범 씨가 AI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는 미디어에 노출되는 직업을 하며, 거짓 정보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직접 보았다. “내가 알고 있던 진실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느끼면서, 기술이 진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현재 AI 모델의 ‘Hallucination(정보오류, 편향성)’을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생성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AI가 거짓을 말하면, 그 피해는 결국 사람이 입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어요.”
최근에는 법률 AI 모델인 ‘Legal LM’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악성 댓글이나 허위 정보가 법적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마스킹되는 기술을 구상 중이다. “요즘은 칭찬처럼 보이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모욕인 말들이 많아요. 그런 뉘앙스를 AI가 잡아낼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는 KTL이 추진 중인 AI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노력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했다. “기술은 빠르게 달리는데, 제도는 늘 한 발 뒤에 있어요. 그 간극을 메우는 게 중요하죠.” 그는 기술을 앞서 나가려는 제도는 오히려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기술은 자유롭게 발전하고, 제도는 바짝 따라가며 인증과 검증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 ‘허성범(horang)’

기술로 사회를 바꾸는 브랜드를 만들 것

크리에이터 ‘허성범(horang)’
“사업은 창작의 끝판왕이에요. 언젠가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허성범 씨는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회를 변화시키는 창의적 수단으로 바라본다. 그는 스티브 잡스를 아이디어적 롤모델로 삼으며, “애플은 사용자의 감정까지 계산하잖아요. 아이폰 상자를 열 때의 압력까지 조절한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라고 말한다. 그런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그가 꿈꾸는 브랜드 철학의 핵심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엔 공대생 출신 CEO가 드물기 때문이다. “미국은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젠슨 황처럼 공학 기반의 리더들이 많죠.” 그는 공학적 사고가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데 핵심이라고 믿는다.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면, 디테일이 달라져요. 그게 기업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죠.”
이런 고민 끝에 그는 미국 MBA 유학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AI로 박사과정을 진학할까도 생각했지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이에요. 그래서 경영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유학은 단순한 학문적 도전이 아니라, 공학도 출신 CEO로서의 길을 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의 기반이 될 거예요.”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대한 고민이 영향을 끼친 것도 있다. 자동차, 선박, 반도체 제조 등 하드웨어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우리 산업의 방향이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힘든 구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의 문화적 강점을 AI와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냉장고를 만들었을 때 가장 돈을 많이 번 곳이 어딘지 아시나요? 바로 코카콜라입니다. 시원하게 마셔야 더 맛있는 콜라가 냉장고라는 하드웨어의 덕을 본 것이죠. 남들도 다 하는 것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그는 문제점은 파고들고, 끝내는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이를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즉, 그의 활동은 결국 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발걸음이다. 이 발자취가 겹겹이 쌓여 허성범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과학과 기술로 더 많은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인 것이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브랜드가 무엇이고,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2025
Vol.52
September | October